이사람의 러블리 라이프
만석닭강정 메뉴 추천 '핫끈한 맛' 본문
"이리로 좀 들어와봐요. 싸게 해줄게요~" ‘시장’하면 떠오르는 모습 아닌가. 흥정하는 손님, 인심 좋은 가게 주인. 적어도 필자가 경험한 시장은 그랬다. 오고가는 정이 피어나는 흥겨운 곳. 조금은 시골스럽고, 웬지 모르게 정감가는, 그런 곳이다.
이날도 부푼 마음을 안고, 속초 중앙시장으로 향했다. 여럿 맛집 중에서도 단연 손꼽히는 곳은 ‘만석닭강정’이다. 시장을 거닐다 보면 닭강정 꾸러미를 안은 관광객도 여럿 보인다. 이에 질세라, 네비게이션을 켜고 ‘만석닭강정’으로 곧장 내달렸다.
만석닭강정은 ‘닭강정계의 대기업’으로 불린다. 하루 매출이 2~3천만원에 달한다고 알려졌으니, 그럴만 하다. 닭강정이 입소문을 타면서, 최근 서울 코엑스에 본점을 차렸다. 택배로 전국 어디에서든 맛있는 닭강정을 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런데, 시장 본점마저 대기업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다층으로 이뤄진 건물에는 포장된 박스가 여럿, 다량 주문을 재빠르게 해치워야 한다는 듯 움직이는 종업원이 보였다. ‘그나마도 몇 년 전에는 이정도의 느낌은 아니었는데’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그래도, 여전히 장사는 잘된다. 그만큼 매력적인 맛이다. 메뉴는 후라이드, 보통 맛, 핫끈한 맛 이렇게 세 종류다. 뼈와 순살이 있는데, 순살은 천원 추가하면 된다. 일반적으로 보통맛은 식사로 좋고, 핫끈한 맛은 술안주로 안성맞춤이라는 평이 많다. 식사를 할 생각이었지만, 핫끈한 맛을 골랐다. 포장된 박스를 가져가면 되는데, 강정 향기가 솔솔 풍긴다. 참을 수 없어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박스를 뜯었다.
비주얼은 정말 어디 내놔도 손색없다. 새빨간 양념, 적당히 맵싸한 향기, 그리고 살짝 얹어진 청량 고추와 아몬드 슬라이스. 매콤한 맛을 즐기지 않는다면 고추는 빼고 먹으면 된다. 필자는 매운 음식을 선호한다. ‘빵’하고 터지는 듯한 매운 맛은 동시에 스트레스를 ‘빵’하고 날려주는 듯 해서다.
이날도 고추를 얹어 강정을 한 입 베어물었다. 첫 맛은 달콤하다. 평소 먹던 닭강정과 유사했다. 그런데 끝맛이 질리지 않는다. 청량고추 특유의 맵싹한 맛, 얼얼하면서 혀끝과 입술이 살짝 아린 듯한 느낌이 든다.
살은 퍽퍽살이 많다. 그런데, 양념 때문에 질릴 틈이 없다. ‘그만 먹어야지’ 손을 놓으면 몇 분 후 다시 생각나는 그런 맛이다. 식은 후, 다음날 먹어도 그 맛 그대로다. 한판이 어디 갔는지 모르게 금새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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